어우렁 문학 습작
치마 속
어우렁
2013. 9. 9. 07:29
치마 속
인류의 근원
남자들의 로망
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
차가운 얼음도 녹이고
불같은 강철도 식히며
태풍같은 바람도 잠재우는 곳
한뼘도 안되는 작은 곳에
수많은 희노애락이 녹아있고
인생이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
아무도 볼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금지구역
무수한 뭇 남성들의 외침이 난무하지만
신의 선택자만이 볼 수 있고 갈 수 있는 곳
세기의 영웅도
힘센 천하장사도
돈많은 거부도
무릎을 꿇고
머리를 쪼아리며
수 없이 경배를 올리는 곳
억겁의 세월속을
붉은 꽃잎으로 단장하고
깊은 갯벌속에 숨어있는 조개처럼
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
그 모습이
인류가 이렇게 존속하여 온 근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