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우렁 문학 습작

친구의 영전에서

어우렁 2010. 4. 18. 08:59

 

 

친구의 영전에서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수미산이 턱 밑이요

요단강이 발 밑인걸

쉬엄 쉬엄 가도 내일이면 떠날걸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부모형제 어떻하고

처자식은 누굴믿고

못다 나눈 정 어이하고 떠나는가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이세상에 태어나서

빌린은혜 갚을은덕 쌓인정을

말없이 남겨두고 그냥 떠나는가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안주 한접시 술 한병에

따뜻한 저녁상 보아두고

무엇이 그리 급해 먼저 떠나는가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돌아보면 추억이요 앞을보면 희망인걸

큰 한숨 몰아쉬면 별것도 아닌것을

그다지 매몰차게 서둘러 떠나는가

 

어허, 이친구야 어찌 그리 급히 가나

슬프면 슬픈데로 기쁘면 기쁜데로

이리저리 어울려 그런데로 사는거지

한 많은 가슴안고 떠야야만 하여는가

 

 

*** 오래전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접하고 적어 보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