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우렁 문학 습작

그곳에 가면

어우렁 2010. 8. 10. 09:48

 

 

 

그곳에 가면

 

그곳에 가면

아련한 추억속에

애듯한 옛 사랑이 생각나고

지금은 사라진

우물가 옆 빨래터에서

방망이질 하시는 어머니의 환상을 보는것 같다.

 

그곳에 가면

혈기 넘치던 젊은 시절의

뜨거운 만행의 흔적이

부스러기가 되어

여기저기 흐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고

어느 골목 어귀에서 흐느끼는 나를 보는 것 같다. 

 

그곳에 가면

히끗 히끗한 허연 머리칼을 날리며

축 쳐진 어깨에

두 팔을 휘적이며

터벅 터벅 걸어가는

초로의 나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.